한겨레
한겨레

넷플릭스 ‘오징어게임’에서 ‘오일남’ 역할을 맡아 큰 사랑을 받았던 오영수의 강제추행 혐의에 대한 첫 공판이 오늘(3일) 열립니다.

오영수는 지난해 11월 성추행 혐의로 기소되면서 논란이 일었습니다. 그는 혐의에 대해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당시 오영수는 ‘오징어게임’에서 연기한 명대사를 통해 ‘깐부 할아버지’라는 수식어를 얻어 큰 사랑을 받고 있었기에, 누리꾼들은 충격에 휩싸였습니다.

"내가 누구였드라..?" 오영수, 그는 누구인가

중앙일보
중앙일보

올해로 78세인 1944년생 오영수(본명 오세강)은 1967년 군대에서 제대한 후 마침 광장 극단의 단원이었던 친구의 권유로 입단하여 청소 등 궂은 일을 하다 1968년 전옥주 작 <낮 공원 산책>으로 데뷔했습니다. 당초 동국대학교 연극영화과를 졸업했다고 알려졌지만, 인터뷰를 통해 본인이 직접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이후 극단 성좌, 여인, 자유에서도 활동했으며 1987년부터 2010년까지 국립극단 단원으로 장기간 활동했습니다. 국립극단 입단 이전에는 연극배우 활동만으로 생계를 꾸리기 어려웠기에 EBS에서 잠시 성우로 활동한 적도 있다고 합니다. 이후 결혼을 반대하던 처가의 허락을 받기 위해 안정적으로 월급을 받을 수 있는 국립극단에 입단했다고 합니다.

조선일보
조선일보

연극계에서는 잔뼈가 굵은 원로 배우이지만, 영화나 드라마 등지에서의 활동이 적은 편이다 지금이야 연극으로 시작해서 영화나 드라마로 진출하는 케이스가 많지만, 오영수가 막 배우 활동을 시작했을 당시만 해주셔도 연극배우가 연극 이외의 대중매체에 출연하면 순수성을 잃는다고 보는 시각이 많았기에 연극에만 집중했다고 합니다.

고령에 접어든 이후로는 배역도 한정된 탓에 긴 경력에도 불구하고 대중적인 인지도는 높지 않은 배우였습니다.

조선일보
조선일보

그나마 특유의 인상 덕분에 스크린이나 브라운관에서는 대개 승려 역으로 많이 출연했고, 특히 선덕여왕의 월천대사 역이 드라마의 높은 인기에 힘입어 주목을 받은 편이었습니다.

그런데 워낙 비주류 배우였던데다 외모가 승려와 찰떡같이 어울린 탓에, 꽤 많은 시청자들이 배우가 아닌 진짜 승려를 섭외해 연기시킨 것으로 착각하는 웃지 못할 일도 있었습니다. 제법 임팩트 있는 배역이었는지, 훗날 드라마의 주연 배우들과 함께 SK텔레콤 광고를 촬영하기도 했습니다.

"내 나이에 뭐 있겠습니까 그냥 있는 그대로 사는 거지"

온라인 커뮤니티
온라인 커뮤니티

2021년 후반기 넷플릭스를 강타한 화제작 오징어 게임에 오일남 역으로 출연하여 존재감을 제대로 각인시키며 높은 인지도를 얻게 되었습니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은 456명의 사람들이 456억의 상금이 걸린 미스터리한 데스 게임에 초대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서바이벌, 데스 게임 장르의 드라마입니다.

인사이트
인사이트

해당 드라마는 ‘딱지치기’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달고나 뽑기’ ‘구슬치기’ ‘오징어 게임’ 등 우리나라 전통 놀이를 필두로 구성했고, 외국에서 큰 인기를 얻게 됐습니다.

오영수는 참가번호 001번이자 게임 설계자인 ‘오일남’ 역을 맡아 “깐부잖아”라던가, “이러다가는 다 죽어” 같은 다양한 유행어까지 만들어내며 열연을 펼쳤습니다.

그리고 오징어 게임으로 미국의 영화·TV 분야에서 주요한 시상식 중 하나인 골든글로브상의 TV 드라마 부문 남우조연상 후보에 지명된 데 이어 남우조연상 수상의 쾌거를 이뤘습니다.

경향신문
경향신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수상 소감을 공개했는데, “내 생애 처음으로 제가 나한테 괜찮은 놈이라고 말하고 싶어졌습니다”라고 합니다.

수상 이후에 '오징어 게임' 흥행 후 광고모델 섭외가 쏟아졌지만 이를 모두 거절했다고 합니다. 그 이유에 대해 그는 "붕 뜬 기분입니다. 지금은 스스로를 정리하면서 자제심을 가지고 있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는 중"이라면서 "내 나이에 뭐 있겠습니까 그냥 있는 그대로 사는 거지"라며 늦은 나이에 빛을 본 것에 대해 큰 욕심없이 살겠다며 스스로의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그런 배우 오영수가 성추행 논란에 휩싸여 '국가적 망신을 주고 있다'라는 타이틀까지 얻게 되어서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오늘 열린 첫 공판..어떻게 될까

줌 뉴스
줌 뉴스

오늘 열린 첫 공판에서 배우 오영수(79)씨가 강제추행 혐의를 전면 부인했습니다.

3일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6단독 심리로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오씨의 첫 재판이 열렸습니다. 이날 법정에 들어가기 전 오씨는 심경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미안합니다. 처신을 잘못한 것 같아요”라고 말했습니다.

오씨의 변호인은 법정에서 “피고인이 2017년 9월 지방도시에서 연극 공연을 하려고 머물던 중 극단 여성단원 A씨와 산책했고, A씨의 주거지를 방문한 사실은 있다”며 “그러나 공소 제기된 추행 사실은 없다”고 공소사실을 부인했습니다.

wpick 뉴스
wpick 뉴스

피해 여성의 변호인은 “피해자는 당시 20대 초반으로 극단 말단 단원이었습니다. 피해 여성의 사과 요구에는 범행을 인정했지만 피고인이 수사 단계에서는 혐의를 부인하는 등 죄를 반성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피해자는 수 년 간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고 호소했습니다.

오씨는 이날 공판이 마친 뒤 취재진에게 “산책로에서 피해 여성의 손을 잡은 사실은 있지만 추행은 하지 않았다”면서 재차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오씨는 2017년 여름 무렵 연극 공연을 하려고 지방도시에 갔다가 A씨를 강제로 껴안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강제추행 혐의 논란이 불거지자 문체부의 규제혁신 광고는 인터넷, 텔레비전, 옥외 전광판 등 모든 곳에서 송출이 중단됐습니다.

머니투데이
머니투데이

게다가 광고뿐만 아니라 그의 이름을 타이틀로 걸었던 ‘배우 오영수, 규제혁신을 말하다’의 동영상, 보도자료, 뉴스 레터 등 모든 콘텐츠가 사라졌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그는 예정돼있던 연극 지방 공연 캐스팅에서도 제외됐습니다.

한편 매니저가 없는 자신위해 힘써주는 딸에 대한 애정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그랬던 그가 자신의 딸 뻘인 20대 여성에게 강제추행을 했을지, 여전히 트라우마를 호소하는 피해자와 팽팽한 입장차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과연 그가 억울함을 풀고 다시 명예를 회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2차 공판은 다가올 4월 14일입니다.

저작권자 © 케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추천기사